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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리뷰

디지털마켓어 2017. 9. 11. 10:41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

원신연 감독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7년전 은퇴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마가 딸을 지키기 위해 젊은 연쇄살인마와 싸웁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영화화시킨 작품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라는 독특한 설정을 영화적으론 어떻게 살릴 것인지 저는 궁금했어요. 소설이 원래 던져주었던 '혼란'을 영화는 얼마나 던져줄까 싶기도 했고요. 사실 그런데 애초에 목적 자체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영화'를 만드는 쪽으로 아예 각색방향을 잡았던 것 같아요. 그것도 나쁘진 않을텐데, 그러다보니 서사를 만들면서 소설이 원래 가졌던 매력, 즉,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신뢰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주인공과 독자의 혼란. 이게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 영화는 그러니까 너무 쉽게 파악이 되버리고 말아요.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결말에 가서 '어떤 기억도 신뢰할 수 없게 되버리는 상황'을 만드는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결말에 가니 '특정한 기억은 신뢰해도 되게끔'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리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정의로운 일을 하려고 하죠. 많고 많은 한국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발휘하는 '부성애'를 통해서요.

 

그래서인지 독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기시감이 많이 들고, 클리셰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돼요. 원작이 있는 영화다보니, 원작이 가진 매력과도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 것 같구요.

 

다만 설경구 배우님의 연기는 매우 뛰어납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연기 보는 맛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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