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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 에로스의 종말

디지털마켓어 2017. 11. 2. 12:04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

 


<피로사회>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철학자 한병철의 책입니다.

그가 말하는 에로스는 결국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할 정신 혹은 태도‘입니다.

한병철은 현대 사회의 인간들이 점점 더 그런 태도를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짧지만 깊은 통찰이 빛나는 책이죠

 

결국 그는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기본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끝났고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고 그는 선언해요.

이미 <피로사회>를 통해 그는 신자유주의 사회의 본질을 날카롭게 분석한 바 있죠.

오늘날의 개개인은 '성과 주체'로 변모했기에 한없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시대의 사랑 역시 종말을 고했고, 사랑을 재발명하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일갈하지요.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소비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도처에서 이질성을 제거한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비롯하는 에로스가 불가능한 까닭입니다.

 다시 말해 나와 떨어진, 나와 다른, 그래서 소통을 하고 감정을 주고받고 사랑을 나눌 대상,

즉 타자가 성립할 수 없는 세계이니, '대상'을 '부를 수'는 있을지언정 그에게 '말'을 건넬 수는 없다는 말이죠.

 

이 세계에 익숙해지면 타자를 경험하는 능력은 사라지고,

영원한 사랑은커녕 사랑의 시작조차 불가능해진다는 게 한병철의 주장입니다.

이 책은 그 불가능을 확인하면서, 역설적으로 그 불가능에 투쟁하면서 사랑할 것을 촉구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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